아이돌 스타 뺨치는 인기를 누리는 클래식 그룹이 있다. 비올라 연주자 리처드 용재 오닐(31)을 중심으로 청년 6명이 모인 '앙상블 디토(Ditto)'이다. 기획사 크레디아가 탄생시킨 이 그룹은 젊고 잘 생긴데다 연주도 잘해 2007년 등장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예술의전당 유료관객 1위를 기록했고,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모두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한 백화점의 광고모델로 등장해 더욱 친숙해졌고, 최근에는 한 피아노 회사가 '디토 피아노'를 내놓기도 했다. 클래식에서 못 보던 기현상이다.
앙상블 디토의 인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27, 28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의 4개 콘서트 중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세 번째 시즌인 올해 디토는 기존 멤버인 용재 오닐, 쟈니 리(30ㆍ바이올린), 패트릭 지(31ㆍ첼로), 스테판 재키브(24ㆍ바이올린) 외에 지용(18ㆍ피아노)과 마이클 니컬러스(26ㆍ첼로)를 새 식구로 맞았다. 니컬러스만 빼고 모두 한국계이고 다들 미국에 살고 있다.
디토 페스티벌은 실내악 2회, 오케스트라 연주 2회로 펼쳐진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클래식은 무조건 어렵거나 특정 집단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음악에 충실하되 대중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축제는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즐겁고 사랑스런 곡으로 꾸민 가족음악회 '디토 카니발'(26일 오후 2시30분)로 시작한다. 앙상블 디토와 채재일(클라리넷), 다쑨 장(더블베이스), 박민상(플루트), 박윤(타악기) 등이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연주한다.
협주곡 무대인 '디토 프렌즈'(Ditto Friendsㆍ27일 오후 8시)에서는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류(20)과 중국의 더블베이스 주자 다쑨 장(28)이 TIMF앙상블(지휘 성기선)과 협연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의 동생인 고토 류는 일본에서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알려진 스타. 하버드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는 과학도이기도 한 그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으로 한국 무대에 첫 인사를 한다.
앙상블 디토의 지난해 멤버였던 다쑨 장은 본래 바이올린 곡인 비제의 '카르멘 환상곡'으로 더블베이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토벤 No. 5'(28일 오후 2시30분)는 베토벤 음악회다. '에그몬트' 서곡에 이어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와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황제'는 촉망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김태형(24)이 디토 오케스트라(지휘 혼나 테츠지)와 협연한다.
마지막 공연인 '러브 송'(28일 오후 8시)은 앙상블 디토만의 무대로, 베토벤의 '로망스', 슈만의 피아노 사중주, 차이코프스키의 현악6중주 '피렌체의 추억' 등 낭만적인 곡들을 선사한다. 예매ㆍ문의 1577-5266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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