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북부 사다에서 피랍된 한국인 엄영선(34ㆍ여)씨 등 일행이 살해돼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외신들이 15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일행 9명이 모두 피살됐다고 전했으나 dpa통신 등은 피살자가 3명 혹은 7명이라고 보도하는 등 사망자를 둘러싸고 보도가 엇갈렸다.
외교통상부도 이날 "사다 부근 엘 나슈르 마을 근처에서 시신이 발견됐는데 한국인 엄씨도 포함된 것 같다"며 "엄씨의 한국인 동료가 시신을 직접 확인한 뒤 옷과 체구가 엄씨 것 같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앞서 1보로 "엘 나슈르 마을에서 한 양치기가 독일인 여성 3명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시신은 신체 일부가 잘려나간 상태였다"고 보도했으나 2시간 후에는 "9명 모두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긴급뉴스로 전했다. 그러나 dpa통신은 독일 어린이 2명이 생존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으며 AFP통신도 7명이 피살되고 2명은 살아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시아파 반군 '후티 자이디'그룹이 일행을 납치해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엘 나슈르 마을이 알카에다 무장 대원의 근거지라는 점을 들어 알카에다의 소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엄씨, 독일인 7명, 영국인 1명 등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단원과 가족 등 9명(어린이 3명 포함)은 앞서 12일 오후 4시께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나들이를 갔다가 납치됐다. 하지만 납치를 했다고 자임한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엄씨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월드와이드서비스의 사다 현지 병원에서 지난해 8월부터 한국인 봉사자의 자녀교육과 병원업무 등을 맡아왔다.
예멘에서는 3월 15일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자살폭탄 테러로 숨지는 등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빈발해왔다.
박관규 기자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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