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구본무 LG 회장은 10일 충북 오창 테크노파크에서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갖고 앞으로 이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11일엔 에쓰오일이 경북 울산 울주군 온산공장에서 석유화학제품 증산을 위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 기공식을 개최한 뒤 1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 놨다.
#2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토요일이었던 13일 8시간의 주말 특근을 실시했다. 이 공장이 주말에 공장을 가동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상용차를 만드는 현대차 전주공장의 트럭 라인도 최근 잔업 2시간과 함께 주말 특근을 재개했다. 현대차 울산1공장은 이달들어 야간 잔업 2시간, 울산2공장은 주ㆍ야간 잔업 2시간씩을 연장했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정말 바닥을 지난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 일반적이지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힘을 받는 모양새다.
우선 통 들리지 않았던 공장 기공식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9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현금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기업들은 새로 공장을 짓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상황이 나빠지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위기 이후를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사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의 생산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이미 회복세가 완연하다. 유동성의 힘이 가장 크겠지만 기업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러한 자산 효과에 소비도 살아나고 있다.
16일 발표될 지난달 백화점과 대형 마트 매출은 예상보다 큰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6월 잠정 소비자신뢰지수(69.0)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점도 주목된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아직은 바닥을 얘기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환율 효과와 정부 재정으로 떠 받친 측면이 크다는 게 이유이다. 전문가들 또한 대부분은 신중하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몇몇 기업들 실적과 전체 경기 판단은 별개"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체감 경기의 차도 크고, 전월대비로는 나아졌다 해도 전년동기대비로는 마이너스 지표들이 대부분이란 점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상황에서 외국의 수요가 본격 회복되지 않는 한 경기회복을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그러나 박재훈 피닉스자산운용 본부장은 "통상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면 경기저점으로 볼 수 있는데 이미 4개월 연속 올라간 만큼 바닥을 친 뒤 회복 초기 국면으로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과거에는 경기가 풀리면 전 산업에 걸쳐 그 효과가 나타난 반면 이젠 글로벌화가 진행되며 업종별로 회복 시기와 정도에 차이가 크다는 점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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