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국회 민주당 대표실. 정세균 대표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과 만나고 있었다. 진지한 대화, 절절한 눈빛이 가득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개성공단은 입주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민족적 문제"라며 "민주당은 정부와 국회가 해결책을 찾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개성공단 운영이 어렵다면 정부가 퇴로를 열어 철수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참 절박한 얘기였다.
같은 시각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가 열렸다. 개성공단 사태와 북핵 등에 대한 통일부 긴급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했다는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간사 문학진 의원은 "여야 협의를 생략하고 회의를 강행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말했고 우윤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야당의 등원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주장에도 나름 일리는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 개회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 상임위 개최에 무조건 응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해보인다. 당 대표가 "정부와 국회가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공언해놓고,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외통위를 외면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국민들도 민주당이 외통위에서 개성공단과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나라당의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개성공단 문제, 북핵 문제가 엄중한 현안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외통위에서 이명박 정부의 잘못을 질타하고 대안을 내는 민주당을 보고 싶다. 국회 개회는 그 다음 문제다.
김회경 정치부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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