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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인기가요' 인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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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의 That's hot!] '인기가요' 인기 이유

입력
2009.06.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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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하는 가수는 같다. 하지만 시청률은 다르다. SBS '인기가요'는 최근 매주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5%, 덕분에 광고는 '완판'됐다. 지난 몇년간 음악 프로그램이 한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며 예능 PD들이 한번씩 거쳐가는 휴식처취급을 받게 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다.

엇비슷한 가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인기가요'가 유독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특정 시청자들의 구미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드럼을 연주한 바 있는 '인기가요'의 박성훈PD는 댄스 음악의 빠른 박자도 정확하게 맞춰 영상을 편집하고, 그 사이에 촬영팀은 가수들의 동작들을 세세하게 잡아낸다.

제작진은 13인조 그룹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같은 노래 안무도 그룹 전체의 움직임이 잘 나타나게 잡으며, 때론 가수의 발동작까지 표현할 만큼 안무를 꿰고 있다.

덕분에 슈퍼주니어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들의 춤을 강조한 특집 무대를 선보였고, 화제의 신인 그룹 2NE1은 한동안 이 프로그램에만 출연하기도 했다. 댄스 음악 위주의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이끄는 지금, '인기가요'는 그들을 가장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영상물로 음악 팬들을 시청자로 끌어들였다.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기존 음악 프로그램들이 큰 차별성 없이 가수의 얼굴을 보여주는데 급급했다면, '인기가요'는 영상의 차이를 아는 감식안을 가진 음악 팬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든 셈이다.

지상파 TV 역시 모든 시청자들이 아닌,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시청자들 위주의 방송이 반응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MBC '음악여행 라라라', SBS '김정은의 초콜릿' 등 각자 다른 콘셉트의 음악 토크쇼가 나름의 반응을 얻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더 넓게는 매주 다른 콘셉트의 쇼를 보여주는 진보적인 개념으로 마니아들을 만들어낸 MBC '무한도전'이나 '중년 남자들의 쇼'라는 콘셉트로 성인 남성들의 관심을 모으는 KBS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 같은 버라이어티 쇼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과 IPTV 등으로 인해 갈수록 시청자들이 마음대로 TV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특정 시청자층을 노릴 수 있는 명확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먹히기 시작한 셈이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같은 가수의 같은 무대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가수의 손놀림 하나를 제대로 잡으려는 고민 하나가 고스란히 시청률로 반영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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