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ho] 5개월 연속 흑자행진 김경익 판도라TV 사장
알림

[Who] 5개월 연속 흑자행진 김경익 판도라TV 사장

입력
2009.06.15 22:49
0 0

"'넘버1'만이 기억될 뿐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1세대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김경익(43) 판도라TV 사장. 동영상 전문 포털을 표방하며 2004년 10월 출범한 판도라TV는 그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 경쟁사를 압도하며 5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엠엔캐스트(2009년 4월 서비스 중단)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동영상 포털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는 가운데, 유독 판도라TV 만이 '흑자기업'으로 귀환한 배경은 무엇일까.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판도라TV 본사에서 김 사장을 만나 이유를 물었다.

"새로운 세상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변화에는 언제나 위험과 두려움이 따르지만,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김 사장의 노하우는 결국 '혁신'이었다. 하지만 '혁신 바이러스'를 갖고 태어났다고 자부하는 김 사장도 판도라TV를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기까지 적지않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기계공학도 출신인 그가 인터넷과 처음 인연을 맺은 시기는 1994년 1월. 당시 그룹 공채를 통해 대우고등기술연구원에 입사한 그는 자동차 연구개발 분야에서 한 해에만 수십 개의 특허를 출원할 만큼 촉망 받는 연구원이었다. 사이버 공간 자체가 생소했던 시절이었지만, 그는 바다 건너 해외 연구원들과 이메일로 자동차 개발 자료를 주고 받으며 인터넷에 친숙해졌다.

그 때만 해도 연구를 위해 이용했던 인터넷이 그의 인생 나침반을 바꿔 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순간, '이거구나' 싶었어요. 하면 할수록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기분이었거든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뭔가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슴을 치는 듯한 짜릿한 충동과 함께 과감히 사표를 던졌던 1996년 여름의 기억을 이렇게 더듬었다.

그러나 미지의 인터넷 세계를 개척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사표를 던진 그 해 9월,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반 평도 채 안 되는 다락방에서 숱한 실험을 반복했다. '인터넷데일리뉴스'(97년)나 '스크린세이버'(97년), 'e카드 서비스'(99년) 등 몇 가지 획기적인 비즈니스 아이템들을 선보였지만, IMF와 같은 시대의 풍파 속에 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모진 시련 속에서도 그의 전투력은 더 강해지고 있었다. "실패가 거듭될수록 '오기'가 생겼어요. '지금의 어려움이 나중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고나 할까요?" 그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동영상 전문 포털 사이트 판도라TV를 찾아낸 것은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지 9년 만이었다.

수 많은 실패 속에 얻은 교훈은 단 하나, 끊임없는 연구ㆍ개발(R&D)이다. 판도라TV를 흑자 기업 리스트에 올려 놓은 풀HD(고화질) 동영상 서비스 구현과 저사양의 컴퓨터(PC)에서도 끊김 없는 화면 시청이 가능한 '4HD서비스' 역시 R&D의 결과물이다.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봐요.(웃음) 아직도 남이 가지 않았던 새 분야에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으니까요. 그것이야말로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의 지름길입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