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전사'들이 멋진 '월드컵 피날레'를 예고했다.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업적을 이룬 '허정무호'에서 2002 한일월드컵 멤버는 박지성(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32ㆍ도르트문트), 이운재(36ㆍ수원) 뿐이다. 대표팀 고참으로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나란히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 될지도 모르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란전(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14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전 훈련을 치른 뒤 가진 선수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르면 박지성은 33세가 된다. 충분히 현역으로 뛸 수 있는 나이임에도 박지성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표현한 것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든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월드컵에서의 '결과'를 강조했다.
그는 "2002 월드컵 멤버처럼 선후배 조합이 잘 갖춰졌다는 것을 이번 대표팀에서도 느낄 수 있다. 2006년 월드컵 원정 첫 승에다 자신감이 더해졌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인 목표는 '16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솔직한 이야기로 강팀보다 약팀과 맞붙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3번째 월드컵에 참가하게 될 이영표 역시 고참으로서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영표는 "이전에는 내 자신의 플레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배가 되다 보니 경기력 못지않게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중요해졌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유럽과 아프리카 등 강호들과 홈이 아닌 원정경기를 많이 치러야 한다.
경험 많은 선수들은 낯선 환경적응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젊은 선수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보완해야 될 부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16강 진출에 초점을 맞춘 이영표는 "대표팀이 강팀과 상대하면서 자신감을 쌓는다면 2006 월드컵에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에서 홍명보 청소년대표팀(20세 이하) 감독과 함께 가장 많은 네 번째 월드컵 출전을 노리고 있는 골키퍼 이운재도 "이번 대표팀은 경험이 많은 게 장점이다. 2002년보다 해외파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힘을 주며 전력을 탄탄하게 만들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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