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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구전략' 수립 G8만의 관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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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출구전략' 수립 G8만의 관심 아니다

입력
2009.06.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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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8개국(G8) 재무장관들이 지난주말 경제회복이 확인될 경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동원했던 '이례적인 조치'들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exit plan)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취해온 확장적 재정ㆍ통화정책이 장기적으로 건전한 경제발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 경제가 실업률 상승 등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긴축으로 선회하기에는 이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G8 재무장관들이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천문학적으로 푼 돈이 주식 및 주택 등 자산가격을 끌어올리고, 원자재가격의 급등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10.4%에 이르는 재정을 투입하고, 기준금리도 제로수준으로 낮춰 재정적자 확대와 물가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경기부양 규모도 각각 GDP의 13.9%, 8.9%에 달했다. 각국에서 풀린 돈이 넘쳐 나면서 세계 증시가 급등하고, 원유 구리 등 원자재값도 투기세력 가세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G8 재무장관들의 출구전략 검토 방안에 관심을 갖고 향후 정책기조를 어떻게 가져갈 지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일부 지표의 호전과 자산시장의 거품 우려에도 불구, 투자와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책기조를 바꿀 타이밍은 아니다.

일부 지표의 개선은 고환율과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및 재정투입에 따른 인위적 부양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민간의 자생적 경기회복력은 아직 미약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유가급등과 환율하락도 하반기 경제운용에 걸림돌이다.

성급한 정책 전환으로 돈부터 빨아들이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처럼 장기불황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정책당국은 당분간 투자 및 고용 등 실물경제 회복과 기업 구조조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주요국들의 유동성 대책도 면밀히 분석해 위기탈출 이후의 출구전략을 세심하게 준비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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