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대 이란 대통령선거 투표가 12일 이란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투표가 시작되자 각 투표소에는 수백여명이 몰려 긴 줄을 만드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날 이란 주요 도시 거리 곳곳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개혁파를 상징하는 녹색 옷을 몰려다니는 등 변화를 예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란 국민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뜨겁게 표출된 민주화 에너지를 다시 억누르기는 힘들 것으로 믿고 있다.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민심의 변화를 지켜본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아흐마디네자드의 정책을 온건한 방향으로 제어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급격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사비는 사실 개혁 성향이 강한 후보가 아니다. 오히려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이 개혁세력과 훨씬 가깝다. 더욱이 이란 정치구조상 대통령의 권한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무사비 후보가 현 이란 정부의 헤즈볼라 및 하마스 무장세력 지원에 비판적이어서 외교정책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무사비 후보는 1980년대 이라크와 전쟁하는 도중에도 이란 경제를 잘 관리했다고 평가 받고 있어 경제회생에 대한 이란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무사비 후보의 부인 자라 라나바드의 활약이 컸다는 점에서 그의 당선이 여권 신장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여성 유권자들의 열망도 뜨겁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 종료될 예정이지만 선관위가 투표율이 저조하다고 판단하면 투표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2005년 대선 때도 오후 7시 종료 예정이었던 투표가 오후 11시로 연장됐다. 당선자는 13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19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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