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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라늄 농축 선언/ 우라늄核 개발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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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라늄 농축 선언/ 우라늄核 개발 어디까지

입력
2009.06.1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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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0월4일 평양.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 중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하루 전 제기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ㆍHighly Enriched Uranium) 핵개발 의혹에 대해 "우리가 HEU 계획을 갖고 있는 게 뭐가 나쁘다는 건가"라는 시인성 발언을 했다. 미국은 민감하게 반응했고 이후 같은 해 11월 대북 중유 제공 중단, 2003년 1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이어지면서 1994년부터 유지됐던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 체제가 무너지고 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됐다.

강 부상 발언 이후 6년 8개월 만인 13일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 작업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HEU 문제는 미국의 왜곡된 주장"이라며 부인하던 북한이 태도를 바꿈으로써 실제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기술은 어느 수준인지, 과연 실체는 존재하는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90년대 이후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여부에 대해선 각종 설만 분분했다. 의혹제기는 정황상 추정으로 시작됐다. 북한이 영변에서 플루토늄 핵개발을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난 뒤 미국은 북한이 일정 장비만 갖추면 숨어서 개발하기 좋은 우라늄 핵개발을 마다할 리 없다고 봤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심 장비인 원심분리기 설계도 및 완제품 20여개를 파키스탄에서 도입하고, 원심분리기 2,600대 제조 분량의 특수 알루미늄을 수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파키스탄 핵개발 대부 압둘 칸 박사가 "북한에 우라늄 핵개발 기술을 넘겨줬다"고 증언한 것도 결정적으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의심은 극에 달했고 2002년 10월 켈리 차관보의 대북 추궁도 이 와중에 나왔다.

HEU 핵개발의 경우 원심분리기 1,000대를 1년만 돌리면 핵무기 1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농축 우라늄 20㎏을 생산할 수 있다. 원심분리기는 길이 1.5m 안팎의 소형장비로, 공장 면적도 300평 정도면 충분하고 지하에 은닉하기도 쉽다. 북한은 세계 최대 수준의 천연 우라늄 보유국인 만큼 원료도 풍부하다.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개연성은 충분하며 실질적 진전을 이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그 동안 원심분리기 부품 밀반입 정보만 있었을 뿐 실제 개발 착수 관련 물증은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 북한의 시인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원심분리기는 비행기 엔진 속도 2배인 분당 5만~7만회의 고속회전 성능을 가져야 하는데 북한이 이런 고급 전자제어기술을 갖췄느냐는 것은 의문이다. 수입 알루미늄이 원심분리기 제조에 쓰였다는 직접 증거도 없다. 이는 북한이 아직 원심분리기 핵개발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특히 북한은 1998년 금창리 지하에서 핵개발을 하는 시늉으로 미국을 속여 60만톤 식량 지원을 얻어낸 전력이 있듯 이번에도 속임수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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