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국가 부도설에 시달리던 동유럽 경제가 고비를 넘겼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KOTRA는 14일 '동유럽 금융위기 이후 시장 점검' 보고서에서 "폭락하던 동유럽 각국의 화폐가치가 회복세를 타고 있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국가부도 위험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홍콩, 중국 등지에 퍼져 금융계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던 '7월 위기설'의 잠재적 진원지인 동유럽이 안정세를 찾았다는 것으로, 현지 진출 기업은 물론 회복세를 타고 있는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헝가리 포린트화는 3월 5일 달러당 249.29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2일 현재 199.62로 저점 대비 19.9% 상승했다. 같은 시기에 체코 크라운화는 연중 저점보다 19.3% 올랐고, 폴란드 즈워티화는 18.4% 절상됐다.
외환시장이 안정 기미를 보이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3월 12일 9,461.29까지 떨어졌던 헝가리 주가지수는 1만5,607.37(6월 2일 기준)로 80일 만에 65% 치솟았다. 체코와 폴란드 주가도 같은 기간 저점 대비 각각 47.6%, 47.5% 뛰어올랐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주가는 연중 저점 대비 123.3%나 폭등했다.
KOTRA 관계자는 "국가부도 위험 척도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기구의 금융지원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정으로 금융기관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되면서 신흥시장으로의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과 달리 실물경기에 훈풍이 불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OTRA 관계자는 "실물경기는 아직 회복되지 않아 현지 국내 기업들이 매출 부진과 함께 판매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20%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루마니아(-6.4%), 헝가리(-5.8%), 불가리아(-3.5%)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조병휘 통상조사처장은 "3월 이후 동유럽 금융시장의 안정으로 디폴트 위험은 상당부문 해소됐지만, 과다한 대외부채와 경상수지 적자 등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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