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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강력한 담배 규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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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강력한 담배 규제 나선다

입력
2009.06.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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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담배 규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담배 니코틴 함유량 제한부터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담배 성분이 담긴 각종 기호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 것이다.

미국 상원은 11일 FDA가 담배산업 전반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한 '가족흡연방지 및 담배통제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4월2일 하원을 통과한 법안 중 일부가 수정됐지만, 담배 규제에 대한 핵심내용은 동일하다. FDA는 니코틴을 약품으로 규정하고 담배규제를 시도해 왔으나 관련 법이 없어 뜻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이 전달되면 곧바로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지난해 공개적으로 금연을 약속하면서 담배 규제를 주장했다.

앞으로 FDA는 담배의 성분을 평가, 건강에 해로운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고 니코틴 함유량을 제한할 수 있게 된다. 미성년자 흡연을 유발한다고 비판 받는 과일향 등의 첨가물을 금지할 수도 있다. 담배 제조회사들은 새 제품을 출시할 경우 FDA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흡연을 미화하는 광고도 규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FDA는 담배회사에 건강을 해칠 위험이 적다는 인상을 주는 '마일드'나 '라이트' 같은 문구의 삭제요구를 할 수 있다. 법안은 또 2012년부터 담배갑에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대형 경고문구와 그래픽을 표시하도록 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는 이 법안이 발효될 경우 10년 내 청소년 흡연자는 11%, 성인 흡연자는 2%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우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하루가 지날 때마다 미국 어린이 3,500명이 담배를 배우고 있다"며 "이 법안은 어린이를 지키는 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흡연인구는 전체 5명중 1명 꼴이며, 매년 40만명이 흡연으로 유발되는 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타임스는 "이 법안은 45년 전 흡연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루터 테리 공중위생국장의 보고서로 촉발된 담뱃갑 경고문 부착 이후 가장 강력한 법적조치"라고 평가했다. 1964년 미 공중위생국장의 보고서 이후 계속해서 담배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방안이 전개됐으나 담배제조회사들의 강력한 로비로 늘 좌절됐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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