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남자농구는 '아시아 최강'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대만에도 밀리기 일쑤였다. 한국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은 커녕 5위에 그쳤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도 본선무대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승진(222㎝) 김주성(205㎝)이 빠진 포스트는 최장신이 200㎝(김민수 함지훈 오세근)일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은 그러나 주희정 이정석 등 노련한 가드진과 김민수 오세근 등 젊은 센터들을 앞세워 중국 홍콩 대만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중국이 비록 유망주 위주로 팀을 꾸렸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70-62로 승리했다. 중국엔 수웨이(212㎝) 장카이(212㎝) 등 200㎝가 훨씬 넘는 센터들이 즐비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4일 일본 나고야 인근 코마키 파크 아레나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68-58로 누르고 우승컵을 품었다. 이로써 한국은 중국 홍콩 대만 일본을 차례로 꺾고 전승 우승을 이뤘다. 한국은 오는 8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제25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결승전에서 김민수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16점 6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테크노 가드' 주희정은 13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정석은 8점 4어시스트로 공수를 조율했다. 오세근도 13점 7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전반을 38-37로 1점 앞선 한국은 3쿼터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민수가 4파울, 오세근이 3파울에 걸려 플레이가 위축됐다. 한국은 그러나 주희정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점수차를 조금씩 벌려나갔고, 3쿼터를 53-49로 마쳤다.
한국은 4쿼터에서도 접전을 펼쳤으나 종료 3분여 전 김민수의 3점포로 스코어를 64-57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끝까지 쫓아온 일본이지만 김민수에게 3점슛을 얻어맞자 사실상 손을 들었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2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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