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범 진보세력의 결집에 보수진영은 위기감 속에서 속을 부글부글 태우고 있다. 현 정부가 국정운영을 제대로 못해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 하지만 강경-온건파 간 정부에 대한 주문은 확연히 달라 보수 분열의 기류마저 감지되고 있다.
진보진영의 각종 시국선언 물결에 보수진영은 일단 맞불 시국선언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등 보수단체들이 잇따라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을 통해 진보진영을 견제하는 한편, 보수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강경 보수 쪽은 오히려 화살을 현 정부로 겨냥하는 분위기다. 지난 9일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시민단체들이 마련한 강연회에서 "대통령과 여당이 정신차리지 못하니까 우리가 대신 국가 위기를 고민하는 것"(보수논객 조갑제씨),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주변 인물에 자신과 친한 사람만 모아놓고 정치 할 줄을 모른다"(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등의 독설이 쏟아졌다. 조씨는 "대통령은 싸워야 할 때 흥정하면 안 된다"며 더욱 강경한 정국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반해 온건 보수는 차분하게 정국 상황을 가라앉히면서 좀더 통합적인 국가발전 방안을 모색하자는 입장이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현재 정부와 여당이 소통과 통합보다는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강행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차분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일부 인사들의 돌출적인 발언 등은 오히려 현 상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경 인사들에 대한 불편한 목소리를 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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