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삼남 정운의 최근 모습이라고 사진을 잘못 내보낸 일본의 TV아사히(朝日)가 11일 사과방송을 내보내면서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다”고 밝혀 주일 한국 대사관이 정정을 요청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TV아사히는 이날 낮 뉴스에서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 사진을 입수했으며 북한 지도부와 가깝고 정운과 몇 번 만난 관계자로부터 ‘90% 틀림없다’는 말을 듣고 보도했다”며 전날에 이어 거듭 사진 출처를 ‘한국 당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사진이 가짜로 밝혀지자 “사진을 확인해 준 북한 관계자도 ‘아닌 것 같다’고 했고 사진을 제공한 한국 당국 관계자로부터도 사진이 진짜라는 새로운 확증을 얻지 못했다”며 “김정운과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한국 당국자가 가짜인 줄 알고도 외국 언론을 농락하기 위해 사진을 건넸거나, 가짜인줄 몰랐다면 근거도 없이 정운의 사진으로 믿고 언론에 제공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셈이 된다.
통일부, 국정원 등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진 제공과 관련해 아는 바가 전혀 없으며 TV아사히와 접촉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이 “한국 정부의 어떤 관계자도 사진을 제공한 적이 없으며 이 같은 사과방송은 한국 정부의 신뢰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정을 요청하자 TV아사히는 이날 저녁 뉴스부터 “당국 관계자”를 “한국 내의 신뢰할만한 인물”로 고쳐 보도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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