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지속적 확산에 따라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비상위원회를 열고 전염병 경보를 최고 수준인 6단계(대유행선언)로 격상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6단계 선언은 1968년 홍콩독감 이후 41년 만이다.
현 국제보건규정(IHR)은 6단계의 조건으로, 진원지를 제외한 대륙에서 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4월 23일 WHO에 처음 공식 보고된 후, 40여 일만에 북미, 중남미, 유럽, 아시아, 대양주 등 아프리카를 제외한 5대륙으로 번져 나갔다.
WHO에 따르면 10일 현재 전세계 74개국에서 총 2만7,737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14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106명이 멕시코인이다. WHO는 4월 경보 수준을 ‘대유행이 임박했음’을 뜻하는 5단계로 격상시킨 이후 한 달 넘게 이를 유지해왔다.
세계적 확산에도 불구하고 WHO가 경보 격상에 신중했던 이유는 각국의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6단계를 선언하면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거나 각국 정부가 부적절한 대응을 취할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격상은 바이러스의 심각성 때문이 아니라 지리적 확산이 대유행의 정의에 해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보 격상과 함께 WHO는 제약 업체들에게 계절용 백신의 생산을 중단하고 신종플루 백신을 신속히 생산할 것을 권고한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