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임원 인사를 놓고 증권가에서 뒷말이 많다.
대우증권은 9일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박동영 전 IBK투자증권 부사장을 글로벌파이낸셜마켓사업부 총괄 전무로, 김국용 전 IBK투자증권 자기자본투자사업본부장을 자금시장ㆍ고유자산운용부문 총괄 전무로 각각 임명했다. 또 성종하 전 IBK투자증권 인사ㆍ경영관리팀장을 IB사업추진부장으로 임명했다. 승진 및 전보를 제외한 신임 인사 대상자 3명 모두가 IBK투자증권 출신인 셈이다.
이처럼 요직을 IBK투자증권 출신들이 대거 장악하게 된 것은 지난달 취임한 신임 임기영 사장 자신이 바로 직전 IBK사장이었기 때문. 임 사장이 전 직장에서 중용했던 인사들을 직접 데리고 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우증권 수뇌부는 사장부터 주요 임원까지 사실상 'IBK사단'으로 채워지게 됐다.
사실 증권가에서 '팀 단위 이직'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리서치나 트레이더 같은 실무진에서나 있는 일이지, 이번 대우증권 인사처럼 임원급 고위직이 한꺼번에 옮겨가는 일은 흔치 않다. 외부출신 신임 사장이 과거 '자기사람'을 쓰더라도, 조직의 반발을 막기위해 참모 정도만 데리고 오는 게 보통이라는 것.
대우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영입 된 임원들은 IB부문에서 지명도와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데다 내부 승진 및 역할 확대도 함께 이뤄져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지만 증권가의 '인재사관학교'로 일컬어져 왔고 그만큼 자존심도 강한 대우증권 임직원들 입장에선, 주요 포스트를 특정 증권사 출신들이 장악한 것이 결코 기분 좋을 리 없다.
사실 애가 타는 곳은 IBK투자증권이다. 사장 공백을 메운 지 얼마 안돼 임원들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 업무공백도 우려된다. IBK투자증권은 조직 안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당분간 대행체제로 움직이고 곧 내부인사로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원래 인력이동이 잦은 곳이지만 양쪽(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 모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이런 인사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라고 말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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