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던 휴대폰의 음악파일 저작권 보호장치(DRM)가 사라진다.
1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LG텔레콤이 음악 저작권 단체와 협의를 거쳐 빠르면 8월부터 휴대폰에서 DRM을 제거하기로 했다. DRM은 디지털 음악파일을 함부로 복사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치. DRM이 장착된 음악파일은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동일한 DRM 인식장치가 내장된 휴대폰에서만 들을 수 있다.
문제는 이통사마다 운영하는 디지털 음악 사이트의 수익을 위해 서로 호환되지 않는 폐쇄형 DRM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아예 휴대폰 제조업체에 요구해 제조단계에서 각 사별로 다른 DRM을 휴대폰에 장착한다. 따라서 이용자들은 DRM이 없거나 다른 음악파일을 휴대폰에서 들으려면 각 이통사가 제공하는 DRM 부여용 소프트웨어를 휴대폰에 설치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자들은 귀찮고 불편해 해당 이통사가 아닌 외부 사이트에서 음악파일을 구입하지 않게 된다.
디지털 음악 사이트들은 이통사의 DRM이 공정 경쟁에 어긋난다며 휴대폰의 DRM 해제를 요구해왔다. 특히 저작권 단체들은 이통사의 폐쇄적인 DRM 정책이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 오히려 디지털 음악 시장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KT와 LG텔레콤은 음악 저작권 단체와 오랜 시간 협의를 거쳐 빠르면 8월부터 국내 출시되는 휴대폰에서 폐쇄형 DRM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DRM 폐지로 정보이용료 수익은 줄겠지만,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며 "KT와 LG텔레콤은 8, 9월 중 DRM이 없는 휴대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기존 폐쇄형 DRM을 고수할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음악 사이트인 멜론 등 디지털 음악사업을 자회사인 로엔에서 하기 때문에 쉽게 DRM 폐지를 결정할 수 없다"며 "저작권 보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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