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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委 기싸움만 하다 '데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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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委 기싸움만 하다 '데드라인'

입력
2009.06.1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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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미디어관련법 개정안을 원외에서 논의하기 위해 3월 발족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활동 종료 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활동 중지로 지난주 국회 문방위가 위원회의 활동 시한을 당초 6월 15일에서 25일까지로 열흘 연장했지만, 현실적으로 보고서 작성 등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미디어위원회는 출발부터 그 역할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에 여야측 추천위원 20명이 어떤 합의점에 이를 것이란 기대는 당초 거의 없었다.

결과적으로도 석 달 동안 서로 견해 차이만 확인했고, 여러 공청회가 파행으로 점철되는 등 구체적 성과를 남긴 게 없어 사실상 있으나 마나 했던 위원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일정을 놓고도 여야측 위원들은 한 치의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당사자인 위원들마저 '비관적인 종결'을 예단하고 있다.

■ 6월 들어서며 더욱 흐지부지

3월 출발시점에 제대로 시동을 걸지 못했던 미디어위는 4월말부터 지역공청회 일정을 합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미디어법과 관련된 인사들 초청해 의견을 듣기로 했던 공청회는 위원들의 일방적인 퇴장, 발언자들의 준비성 없는 진행 등으로 벽에 부딪쳐 부산 춘천, 광주 등에서 결국 별 성과 없이 끝났다.

더구나 미디어위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5월말부터 활동을 중지, 대전 공청회를 진행하지 못하는 등 물리적으로 종료 시한까지 예상했던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6월 들어서면서 미디어위는 와해 분위기로까지 치달았다. 4일 여당측 위원 10명과 자유선진당 추천 문재완 위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측 위원 9명과의 합의 없이 전체회의 일정을 확정, 5일 회의를 열었다.

반쪽 위원회 진행에 격분한 야당 측위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일방주의가 미디어위원회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비판하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여당측 위원들은 "매주 금요일 정기회의는 기 확정 일정으로 사전 일정 협의가 불필요한 것"이라고 맞받았고, 결국 9일 열리려던 운영소위에 여당측 위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역시 야당측 위원들만의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 의미있는 결과 생산 어려워

여당측 위원들은 내주 중 공식 활동을 종결하고 보고서 작성에 들어가, 미디어위를 시한 내에 정확히 끝내자는 분위기이다. 반대로 야당측 위원들은 종료일인 25일까지 최대한 공청회를 많이 열고 이후 보고서 작업을 하자는, 시간을 끈다는 입장이다. 이는 더 이상 여야측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미있는 결과물을 내놓는 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야당측 위원들은 17일 대전 공청회, 19일 지역통합 토론회, 20일께 여론조사, 22~23일 종합 워크숍을 하자고 여당측 위원들에게 요청해놓은 상태. 그러나 여당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민주당 추천위원)는 "지루한 논쟁으로 시작한 위원회가 결국 본격적인 논의도 못 하고 막판으로 향하고 있지만 여러 자리를 통해 한나라당 법안의 문제점을 사람들에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만일 여당측 위원들이 우리의 요구를 전부 받아주지 않으면 위원회를 계속 이어가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근 선문대 교수(한나라당 추천위원)는 "여론조사를 전화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떻게 남은 2주 동안 공청회 등 일정을 소화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일단 12일까지 야당측 요구에 대한 여당측 위원들의 입장을 모아서 회답할 것이지만 우리로서는 전부 다 들어주기도 힘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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