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 시민단체들이 10일 경찰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수 만 명이 참여한 가운데 6ㆍ10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거나 광장 진입을 막지 않아 큰 충돌은 피했으나, 집회 참가자들이 밤 늦게까지 도심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졌다.
‘6ㆍ10 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가졌다. 1부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는 고 이한열씨 모친 배은심씨와 고 박종철씨 부친 박정기씨의 인사말에 이어 정세균(민주당) 강기갑(민주노동당) 문국현(창조한국당) 노회찬(진보신당) 등 야4당 대표의 연설로 진행됐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개혁 세력이 하나가 되면 민주주의 후퇴를 막을 수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된 2부 ‘노 전 대통령 추모 및 민주회복 문화제’에선 추모영상 상영과 노래패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오후 6시 무렵부터 직장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2만2,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서울광장이 인파로 꽉 차자 집회 참가자들은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까지 나와 이 일대 도심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주변에 152개 중대 1만3,000여명과 물포 8대, 방송차 6대 등을 배치했다. 경찰은 대회가 열리는 동안 강제 해산에 나서지 않는 대신 서울시의회와 인권위 앞 도로에 차벽을 설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광화문쪽 진출을 막았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 일부가 광화문 방향 진출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주최 측은 부산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오후 7시부터 6ㆍ10 대회를 열었다.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회에는 4,5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했고, 대구 대구백화점 앞, 울산 울산대공원 등에서도 대회가 열렸다.
장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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