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7명에 불과한 국내 자전거 부품 중소기업 엠비아이가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 회사인 일본 시마노사와 1조원 규모의 특허권 소송에서 이겼다.
엠비아이는 최근 일본 특허청에 시마노사를 상대로 낸 자전거 변속기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무효 심판 청구 심결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엠비아이는 시마노사를 상대로 지난해 3월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자전거 변속기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시마노사가 일본 특허청에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하면서 1년 넘게 양측이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유혁(26) 엠비아이 대표는 "일본 특허청이 엠비아이의 전면 승소를 결정한 것은 우리 특허 관련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특히 시마노사의 앞마당인 일본에서 승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엠비아이는 일본 특허청 판결 후 시마노 측의 합의 제안에 대해 2004년부터 현재까지의 손해배상과 남은 독점적 특허 권리 기간의 로열티를 합쳐 1조원을 제안했다.
유 대표는 "시마노사는 이를 거부하고 일본 특허청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독일에서 열릴 1조원 규모의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엠비아이가 유리한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시마노사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엠비아이는 자전거 내장형 변속기 등 자전거 관련 특허 14개를 전 세계 38개국에 출원, 등록했다.
유 대표는 "자전거 변속기를 비롯한 한국의 녹색성장 관련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국내 자전거 부품 산업을 키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계획이어서 이번 승소는 자전거 산업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대표는 "국내 자전거 업체들이 영세하다 보니 부품을 개발하고도 해외 업체에게 특허권을 뺏기는 사례가 많다"면서 "정부는 말로만 자전거 산업을 키운다고 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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