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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대표팀 10일밤 사우디전/ 티켓 쥔 한국 "이번엔 명예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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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대표팀 10일밤 사우디전/ 티켓 쥔 한국 "이번엔 명예전쟁"

입력
2009.06.0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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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으로 사기충천한 '허정무호'가 '한국 축구의 숙적' 사냥에 나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상대로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7차전을 벌인다.

대표팀은 지난 7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2-0으로 꺾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느긋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도 있지만 태극 전사들은 '홈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사하겠다'며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 구원(舊怨)을 갚는다

'허정무호'에 사우디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상대다. 2000년 10월 허정무 감독은 레바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사우디에 1-2로 패배한 것이 빌미가 돼 대표팀 지휘봉을 반납했다. 이미 남아공행을 확정했지만 안방에서 구원(舊怨)이 있는 상대에게 승점 3점을 헌납하는 것은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장거리 원정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지만 '허정무호'는 최강의 진용으로 일전에 나선다. 김정우(성남)와 이영표(도르트문트), 오범석(사마라)이 퇴장과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지만 조원희(위건), 김동진(제니트) 등 대체자원이 든든해 심한 전력 누수는 없을 전망이다.

한국은 1986년 아시안게임 결승전(2-0) 이후 사우디와 홈에서 세 차례 맞붙어 2무1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야드 원정에서 2-0으로 승리, 19년간 무승 사슬을 끊었지만 역대 전적에서도 4승5무6패로 열세에 놓여있다. 한국은 박주영(AS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를 투톱으로 내세워 사우디 골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 동반 진출 가능성을 엿본다

대표팀의 남아공행 조기 확정으로 팬들의 관심은 사상 최초의 남북 동반 본선행에 쏠리고 있다. '허정무호'가 사우디를 꺾는다면 북한의 본선행을 '측면 지원'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3승2무2패(승점 11)로 B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북한은 17일 리야드에서 사우디(3승1무2패ㆍ승점 10)와 최종전을 치른다. 10일 사우디 아라비아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 북한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소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조 3위를 확보하게 된다.

'비기는 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북한으로서는 사우디가 한국전 패배로 마음이 급해질 경우 한결 수월하게 원정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반면 사우디가 한국에 비기거나 이길 경우 북한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조 4위로 밀려나며 본선 탈락이 확정될 수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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