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32ㆍ서울 SK)에게 지난 3개월은 마치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최고의 활약으로 2008~09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한 기쁨도 잠시, 주희정은 소속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더 큰 목표에 도전하기 위해 새로운 팀으로 이적을 했고, 자랑스러운 태극마크도 달았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단 주희정의 각오는 남다르다. 하승진(KCCㆍ222㎝)과 김주성(동부ㆍ205㎝)이 각각 발목부상과 부정맥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상황.
주득점원 역할을 해줘야 할 슈터 방성윤(SK)과 이규섭(삼성)마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희정은 대표팀의 남은 희망이 노련함과 빠른 스피드를 겸비한 베테랑 가드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10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제1회 동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는 오는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중국 톈진) 출전 티켓이 걸려 있다. 주최국 중국을 제외한 상위 2개국이 아시아선수권에 진출해 세계선수권을 향한 도전에 나설 수 있다.
A조 한국 중국 홍콩, B조 일본 대만 몽골 등 6개국이 조별리그에서 상위 2개팀을 가린 뒤 크로스 4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아시아선수권 개최국인 중국은 자동출전권을 갖고 있다. 한국은 4강에서 맞붙게 될 일본이나 대만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주희정은 이번 대표팀에서 추승균(35ㆍKCC)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몸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컨디션도 가장 좋다. 대표팀의 실질적인 리더다. 주희정은 11일 아시아 최강 중국과 첫 경기에 나선다.
지난 8일 출국에 앞서 "한국의 농구 수준이 아직 일본 대만보다는 한 수 위임을 입증하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던 주희정. 그가 한국 농구의 당찬 세계무대 도전을 이끌지 주목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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