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일자리 창출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실업자는 계속 증가하고 물가는 뛰는 등 실물 경제는 여전히 힘들다.
구조조정 등으로 내 쫓긴 집안의 가장, 홀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여성, "인생은 60세부터"라고 외치면서 정작 일할 데가 없어 손을 놀릴 수밖에 없는 노인 등 '일감'을 찾는 이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국민과 기업, 가계 등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 난국 타개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올해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서울시의 일자리 정책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주부 최모(46)씨는 남편과 사별 후 1998년 큰 딸(21)과 막내 딸(19)을 데리고 미국 행을 택했다. 인종차별 등으로 아이들이 힘들어 하자 그는 3년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어디 하나 받아 주는 데가 없었다. '싱글맘'으로 살아간다는 게 너무 버거워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는데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최근 두 딸까지 잇따라 취업하면서 이들 세 모녀는 잃었던 웃음을 되찾았다. "하루하루가 정말 버티기 힘들었어요. 서울시에서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에 별 기대없이 센터를 찾았는데 정말 저희 가족을 살린 구세주였어요." 세 모녀가 한꺼번에 취업에 성공한 것은 이 센터 개소 이후 처음이다.
올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여성 일자리 창출은 총 2만8,000개에 달하고 있다. 산모 도우미를 비롯해 아동복지교사 등 여성의 특성과 직업 연계 적합성, 직장경력 등을 고려한 일자리가 서울시 20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을 통해 시행되거나 계획 중이다.
특히 '장롱자격증 되살리기'는 결혼과 육아 등으로 단절됐던 여성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다. 주부간호사, 주부교사 등이 운영 중이며, 타 직종까지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성이나 주부의 경우, 취업의 중요한 요소로 출ㆍ퇴근 거리를 빼 놓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각 지역별로 특화한 업종에 대해 맞춤식 교육을 거쳐 거주지 인근지역으로 취업을 연계해 주는 '지역일꾼 이끌어내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교육과정은 웹 컨텐츠 전문가, 산업디자인, 경영회계 관리, 패션 쇼핑몰 운영, 비디오저널리스트 등 41개 과정에 3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부들에게 각자의 재능에 맞는 맞춤형 직업교육과정을 개설해 일자리를 연계하는 '숨은 재주 띄우기'의 경우 문화체험 지도사, 영어예술사, 어린이 영어지도사 등이 있다.
경력이 없거나 자신감이 없어 취업을 망설이는 여성에게는 '주부인턴십' 프로그램이 제 격이다. 참여자의 임금은 서울시와 구인기업체가 각각 50%씩 부담, 최장 6개월까지 지원한다. 이 밖에 급식도우미, 보육도우미, 아이돌보미, 산모ㆍ신생아 도우미, 장애아동 양육도우미 등 사회적 일자리도 마련돼 있다.
'일자리 부르릉 서비스'도 인기다. 전국 최초로 버스 내 상담이 가능한 잡(job) 카페를 설치해 아파트단지나 대형마트 등을 직접 찾아 취업상담 및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여성인력개발기관(120)에 문의하거나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job.seoul.go.kr)를 이용하면 된다.
노령화 사회가 빨라지면서 노인들에 대한 일자리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5만 명의 노인들에 대해 공공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격요건은 만 60세 이상으로, 실버캡(하교길 안전지킴이), 어린이집 급식도우미, 거리환경개선사업, 복지시설 입소자 돌보미 등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일하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을 주제로 11일~12일 이틀간 삼성동 코엑스 1층 인도양홀에서 노인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 9회째인 이번 박람회에는 350여개 업체가 참가해 3,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문의는 박람회 사무국(02-3285-8621~2, 1588-1877) 또는 취업알선센터 홈페이지(www.noinjob.or.kr)를 이용하면 된다.
안석진 서울시 일자리지원담당관은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노인 등 취업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과 확충방안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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