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국민패션의 1번지
2000년대 국내 패션의류 시장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노스페이스가 단연 첫 손에 꼽힌다. 2003년 830억원이던 매출은 매년 30%씩 뛰어 지난해에는 4,000억원(소비자가 기준)을 넘어섰다. 6년간 줄곧 아웃도어 업계의 압도적인 매출 1위 브랜드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의 그늘이 짙은 올해도 최소 10% 이상 성장을 낙관한다. 아웃도어 업계는 "브랜드 파워, 제품력, 매출 등에서 노스페이스를 넘어설 브랜드가 나오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1997년 ㈜골드윈코리아가 국내 라이선스권을 확보하면서 도입했다. 당시만해도 미국 유학생들이나 알아보는 브랜드였지만, 불과 10년 새 글로벌 본사까지 현지화 성공의 대표 사례로 벤치마킹에 나설 만큼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성가은 골드윈코리아 마케팅이사는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시장을 세분화해 아웃도어 브랜드의 외연을 넓힌 것이 급속 성장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노스페이스는 도입 초기부터 전문 산악인들과 손잡고 아웃도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10여년간 산악인들의 해외원정만 80회 이상 지원했다.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대장도 노스페이스를 입고 히말라야의 14개 봉우리와 남ㆍ북극을 탐험했다. 노스페이스가 지원한 산악인들은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후 꼼꼼히 조언을 해주었고, 이러한 피드백은 곧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돼 제품력을 향상시키는 데 일조했다.
아웃도어 문화 보급을 위해 빙벽대회,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 등을 유치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었다. 200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100대 명산'은 어린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들이 참가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아웃도어의 기본에 충실하며 유행을 좇지않는 테크니컬 브랜드 이미지는 10년이 지난 모델까지 꾸준히 매장에 내놓음으로써 컬트상품을 만들어낸다. 전국 중ㆍ고교 학생들이 교복 다음으로 많이 입는 써플렉스 소재 바람막이 재킷, 대학생들이 애용하는 백팩 '레콘'과 '보레얄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웃도어웨어가 스포츠 레저 활동뿐 아니라 캐주얼과 타운웨어로도 확산되는 추세에 맞춰 노스페이스는 올해 패션잡지와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패션화보를 선보이고 패셔니스타 공효진씨를 모델로 세우는 등 젊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일상에서도 패셔너블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다. 성 이사는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아웃도어 시장도 급격히 확대된다"며 "산과 들, 일상을 모두 커버하는 아웃도어 라이프 브랜드로 거듭 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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