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상은 50년의 역사만큼 많은 뒷얘기도 낳았다.
제1회(1960) 수상작인 남광우편<고어사전> 은 고어(古語) 1만1,315단어를 풀이한 것인데, 이책은 출간 되기까지 숱한 우여 곡절을 겪었다. 1949년남광우 중앙대 교수는 은사인 방종현 서울대 교수와 함께 저술을 시작했다. 이듬해 전쟁이 터지고 방교수가 피난 중 별세했다. 이후 출간까지는 10년이 걸렸다. 고어사전>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책을 펴낸 동아출판사 대표는“자손들에게 고어공부를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겠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상금은 30만환으로 꽤 큰 액수였는데, 남교수는“술을 사느라 상금이 모자랐다”고 얘기하는 수상전통(?)을 남겼다.
<분단의사회학> 으로 제26회(1985) 저작상을 받은 이효재 이화여대 교수의 인터뷰 기사는 초판이 나간뒤 지면에서 사라지는 아픔도 겪었다. 5공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이책의 의미를 설명하는 이교수의 발언이 정권의 심기를 거슬렀기 때문이었다. 분단의사회학>
이교수는 당시“우리의 분단극복 의지를 동원해 민족운동으로 확산해 나가기 위해서도 이런 방향의 연구가 필요 하다는것을 절감하고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출판문화상이 정치적 고려없이, 얼마나 공정하게 시상 돼왔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중세토지소유연구> 와 <삼국시대 철기유물의 금속학적 연구> 로 각각 제30회(1989) 저작상을 받은 강진철 아주대 교수, 윤동석 박사는 제일고보(현경기고) 동기동창사이였다. 삼국시대> 한국중세토지소유연구>
두 사람은 동향(경남 함안)인 데다 고려대 교수로 함께 봉직한 경험이 있고, 같은 동네에서 사는 등 50년에 걸친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는데 한국출판문화상까지 같은 해 나란히 수상한 것이다. 시상식에 참석한 두 사람은“이런 기연은 드물것”이라며 서로를 축하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