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긋지긋하다. 설(設)만 무성했지 정작 위기는 없었던 위기설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올 3월에 이어 세 번째인 '7월 위기설'이 최근 증권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
7월 위기설은 최근 부실누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영국계 자금이 빠져나가 국내 금융시장이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게 큰 골자. 이와 맞물려 중국 및 홍콩 자금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북한 핵실험 이후 안보 위기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7월 위기설에 대해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채권의 만기를 맞아 재투자하지 않고 일제히 떠나 환란에 버금가는 외화유동성 대란이 올 것이란 작년 '9월 위기설'도, 일본 금융기관들이 3월 결산을 위해 해외투자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우리나라가 외화유동성에 압박을 받을 것이란 '3월 위기설'도 말 그대로 설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융이 여전히 건재한 현재 중국상황을 살펴보면 위기라는 신호가 없기 때문에 7월 위기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동유럽 부실 우려와 영국발 리스크가 현실화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이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4월말 기준 한국의 영국계 자금 채무잔액은 742억달러, 유로지역 전체 은행에 대한 단기성 채무잔액은 1,000억달러 정도지만 5월말 외환보유액(2,677억달러)과 무역수지 흑자기조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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