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 화제어로 꼽히는 이 광고 카피의 주인공은 KT의 유선 통합 브랜드인 '쿡'(QOOK)이다. KT가 올해 3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등을 통합한 브랜드로 선보인 '쿡'은 도발적인 이 광고 문구와 함께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대박 브랜드로 떠올랐다.
'가정 내 통합 정보기술(IT) 솔루션'으로 축약되는 '쿡'은 각 가정에서 이용하는 인터넷, 인터넷TV, 집전화 등 다양한 IT 서비스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이 치열한 IT분야에서 출시 2개월 여 만에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쿡의 인기 비결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로 꾸며진 광고 캠페인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정체를 밝히기 전 궁금증을 유발하는 티저 광고로 잠재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하며 호감도를 이끌어 냈다.
'쿡' 브랜드 탄생을 총괄한 KT 통합이미지 담당팀 신훈주 부장은 "단순히 주거 공간이란 개념에 머물러 있던 집을 '쿡' 브랜드를 통해 고객들이 새로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점에 중점을 뒀다"며 "이런 소구점을 티저 광고에 결부시켰던 게 불황기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일반 가정 환경을 교묘히 파고들었던 게 주효 했다는 분석이다.
공중파와 신문 광고에만 주로 의존했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온ㆍ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극대화 시킨 점도 '쿡'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KT는 호기심 마케팅 차원에서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의 항공지도 서비스인 '스카이뷰'를 통해 '쿡' 로고를 공식 출시일(4월8일)에 앞서 3월20일부터 1주일간 노출시켜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포털에 등장한 '쿡'은 노출 기간 동안 540만명의 누리꾼들의 방문을 이끌어 내며, 당시 각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이를 두고, "약 54억원 규모의 광고 효과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에서도 '쿡' 브랜드를 패러디 한 이용자제작콘텐츠(UCC)들이 봇물을 이뤘다.
KT 임직원들도 팔을 걷어 부치며 '쿡' 브랜드 알리기에 동참했다. 3만8,000명에 달하는 KT 임직원들은 모두 각자의 집에 '쿡' 브랜드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말단 사원에서부터 이석채 회장까지 모두 동참한 이 이벤트는 사내 직원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약 3개월 동안의 짧은 준비 기간 동안에도 '쿡'이란 신생 브랜드 론칭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전방위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덕분이다. 이석채 회장 출범과 함께 탄생한 '쿡' 브랜드가 KT그룹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를 굳힌 셈이다.
KT는 '쿡'을 앞세워 초고속 인터넷과 집전화 등 유선 시장에서의 1위를 확고히 하는 한편, 인터넷TV(IPTV) 사업분야에서의 약진도 노리고 있다.
'소비자 인지도 확보'란 티저 마케팅 출범 초기 단계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한 KT는 향후 '쿡'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주는 실질적인 혜택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쿡'과 연계된 여러 생활 편익 서비스들을 제공함으로써 편리하고 새로운 경험에서의 소비자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노태석 KT 홈고객부문장은 "'쿡'은 KT 그룹의 혁신적 변화와 함께 과거 개별 상품 위주에서 결합상품 중심의 통합 서비스 마케팅으로 바뀌어 가는 경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브랜드" 라며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에 더욱 질 높은 서비스로 보답함으로써 '집에선 QOOK(쿡)'이 고객들 머리에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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