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과 부도 업체는 줄고, 경기실사 지수는 올라가고….'
침체된 국내 건설 시장이 바닥을 벗어나 온기를 되찾고 있다는 긍정적 지표들이 나오면서 건설경기 U턴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미분양 문제도 해소 기미를 보이는 데다, 건설업체들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 지표도 최근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건설기업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건설기업실사지수(CBSI)의 오름세가 뚜렷하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5월 CBSI는 전월(80.0)보다 6.6포인트 오른 86.6을 기록,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47개월 만에 85선을 넘어섰다.
CBSI 수치는 100을 넘으면 이 달의 경기가 지난달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늘어가던 부도업체 수도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5월말 현재 부도 건설업체 수는 총 11개사로, 지난해 같은 달(30개사) 보다 63%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부도업체 수가 크게 늘었던 올 1월(46개사)에 비하면 76%나 감소했다.
미분양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업계 부담이 줄었다. 최근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 3월 16만5,641가구까지 늘었던 전국 미분양은 4월말 현재 16만3,851가구로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긍정적인 지표들은 건설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는 데 힘을 실어주긴 하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건설경기실사지수 증가와 부도업체 감소 등의 지표가 개선된 것은 대부분 정부의 공공공사 조기집행 방침에 따라 연초부터 대규모 토목공사 등의 발주 물량이 늘어 공사 선급금이 유입되고, 유동성 위기를 겪던 워크아웃 건설사에 대한 채권단의 자금 수혈로 부도 확산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정부 정책에 따른 시장의 일시적 반응이지, 실물 경기 회복이 뒷받침된 지속가능한 의미의 반등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분양 감소도 전체 가구수는 줄었지만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은 오히려 급증(3월 869가구→4월 5만2,655가구)한 것으로 조사돼 시장 회복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최근 여러 건설 관련 지표들을 감안할 때 개선의 여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실물경기 동반 회복 및 대내외 경제 여건에 대한 불투명성이나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증가 등이 회복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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