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력을 피해 숨어사는데다 암까지 도져, 하소연할 곳 없는 이주민 여성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외면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4월 26일 경기 이천시에 살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의 집을 방문한 2004년 미스코리아 진 김소영(28) 씨의 뺨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다문화 가정 돕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단법인 '행복한 미래문화를 만드는 사람들'(행복문화인)의 이사 자격으로 봉사 활동에 참가했을 때다.
모델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가 '다문화 가정'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2007년 말 '행복문화인'이 발족되면서부터 였다. 틈새시간을 쪼개 이어지던 그의 봉사활동은 올해부터 본격화 됐다.
사진작가 양현모씨와 다문화 가정의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시작으로 건양대학교 부속 김안과 병원의 김성주 원장과 함께 다문화 가정은 물론, 독거노인 150명을 초청해 무료 진료와 의약품을 선물하는 행사도 가졌다.
"201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의 10%가 다문화 가정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자라서 불행한 미래를 맞이한다면 우리도 행복할 수 없을 거예요. 그래서 이들을 돕는 행사를 펼치기로 했습니다."
그는 지금 "여성으로서 도움을 받기보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스코리아가 되고 싶다"고 했던 소망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 가장 강렬했던 '봉사의 기억'은 미스코리아 후보시절 중증 장애아동 시설인 '한사랑 마을'을 방문했던 것.
"그때 만난 13살 된 소녀를 미스코리아 진으로 뽑힌 뒤 찾아갔을 때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하는 걸 보며 '아, 내가 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보다 저 아이가 내게 주는 행복이 더 크구나'라고 느꼈어요."
자신이 꿈꾸는 봉사활동의 목표로 '지속성'을 꼽는 미스코리아 김소영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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