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투자자들의 희비를 가르고있다. '물 오른' 투자자가 있는 반면 '물 먹은' 투자자도 있다. 최근 물 관련 테마주가 수면위로 뜨고 있는데, 물 관련 펀드들은 무겁게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노는 물'이 다른 탓이라고 한다. 물 관련 투자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보자.
얼마 전부터 물 관련 테마주가 급등하고 있다. 상한가도 속속 보인다. 정부의 녹색정책 중 물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정책수혜주로 각광 받고 있기 때문. 김태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물 산업 육성 및 수(水) 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환경부의 물 산업 육성 5년 추진계획에 따르면 2015년 연관산업을 현재 10조원에서 20조원 규모로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물 관련 산업 주가가 정책수혜의 가시권에 들어온 셈.
분야별로는 상하수처리업체, 필터와 배관 등 시설설비업체, 그리고 생수와 같은 소비재업체로 나눠진다. 특히 물 산업 육성과정의 초기단계에서는 사회시설기반을 마련하는 상하수처리업체 및 시설설비업체가 유망하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폐수처리 및 하수종말처리 등에 집중하고 있는 코오롱 웅진케미칼 두산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태영건설 대우건설 등이 있고, 관련 시설장비업체로는 웅진케미칼 AJS 한국주철관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 주가는 정부정책발표에 따라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이미 선진국에서는 수 처리 시장이 활성화해 성숙기에 진입했지만 국내는 시장성장기로 필터나 담수플랜트 등 장비 및 설비 분야를 집중 사업영역으로 정하고 있어 향후 2~3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이에 따라 성장국면에서는 장비분야, 성숙기에는 운영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 길이 너무 멀다. 박종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정책테마이긴 하지만 정책에 따른 세부계획이 완성돼야 하고 어떤 기업이 해당되는지 또한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테마주의 특성상 실적이나 기업가치보다는 정책수혜에 따른 주가상승을 노리는 만큼 새로운 테마가 등장하면 순식간에 주가가 빠질 수도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물 펀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2007년 물 관련 펀드에 가입했던 사람들의 현재 평균 수익률은 -23.65%, 1년 수익률도 -29.49%다. 심지어 -40%대인 물 펀드도 있다. 물 펀드는 정책수혜를 빗겨나간 것일까.
이들 펀드들은 모두 국내정책 수혜와는 무관한 해외펀드다. 예컨대 '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는 전세계 수자원 연관 산업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상품이다. '한국투자워터증권투자신탁' '산은S&P 글로벌워터증권자투자신탁' 등도 모두 선진국 중심의 물 관련 해외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정책수혜는커녕 선진증시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선 팀장은 "선진증시에 기반을 둔 펀드들 대부분이 기업실적이나 시장상황과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는데 최근 증시가 활성화가 안됐는데 펀드가 수익이 날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물 펀드 중에서는 물생산ㆍ제조업체보다 관련 시설설비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워낙 중장기 사업인데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크게 떨어졌다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기존에 물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갈아타는 게 낫고 신규 투자자라면 좀 더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 서 연구원은 "물 펀드보다는 좀 더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고 기존에 가입했던 투자자라면 국내주식형이나 이머징마켓펀드로 부분 교체해 나가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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