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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라운 지지율 뚝뚝… 노동당 3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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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라운 지지율 뚝뚝… 노동당 3위로

입력
2009.06.0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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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브라운(56ㆍ사진) 영국 총리가 취임 2년만에 완전히 망가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4일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가 확실시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ICM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22%로 보수당(40%)은 물론이고 제2야당 자유민주당(25%)에도 뒤지고 있다. 노동당 지지율이 3위에 그친 것은 22년만에 처음이다.

브라운 총리가 기록적인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표면적 이유는 세비 스캔들 때문이다. 이 스캔들은 영국 의원의 상당수가 애완견 사료값, 수영장 관리비 등 개인 용도로 쓴 돈을 의회 세비로 청구해왔다는 것으로, 3일 샐퍼드 지역구 출신 의원인 헤이젤 블리어스 지역사회 담당 장관이 사퇴했다. 앞서 마이클 마틴 하원의장이 오는 21일 물러나기로 했고 여야 의원 20여명 가량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영국 정계를 한달째 뒤흔들고 있다. 브라운 총리도 약 6,000파운드(약 1,200만원)를 세비로 청구해 형제에게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에 대한 여론 악화의 배경에는 그간의 정책에 대해 영국 국민들이 가져온 염증과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운 총리가 2007년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 감면 제도를 폐지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환원한 적이 있다"며 "저소득층은 브라운 총리를 부자 계층의 대변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브라운 총리가 재무장관 재임 시절 규제 철폐와 금융업 지원으로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7년 영란은행(BOE)이 갖고 있던 금융 기관 감독권을 내각 산하 금융감독청(ISA)으로 이전해 금융 혼란을 부추켰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개인적 스타일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가디언은 "브라운 총리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단 한번도 인정해본 적이 없다"며 "그가 각종 회의에 습관적으로 지각해 엘리자베스 여왕이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그가 내년 6월 총선 이전까지 이런 모든 문제를 극복하고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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