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인터넷 사이트에 미 전역의 민간 핵 시설에 관련한 상세한 정보가 담긴 보고서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일 미 연방정부 출판국 사이트에 실수로 수백 개에 달하는 민간 핵 시설과 핵 프로그램, 핵무기 연료인 농축우라늄 보관 창고 등의 정보가 담긴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로스알라모스 등 주요 핵 연구소 3곳의 핵 프로그램과 내부시설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각 페이지에는 '매우 민감한 내용'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특히 매우 민감한 정보로 분류되는 테네시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 관한 내용도 위치를 나타내는 지도와 함께 공개됐다.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중인 이 연구소에 대해 보고서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다"고 적었다. 하지만 미군의 핵무기나 핵 시설, 핵무기 관리 프로그램 등 군사 정보는 기재되지 않았다.
이 사실을 공개한 미국과학자연맹(FAS) 소속의 스티븐 애프터굿은 "보고서를 보고 매우 당혹스러웠다"며 "보고서는 미국 핵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원스톱샵(one-stop shop)"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논란이 일자 다음날 보고서를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보고서는 기밀로 분류된 문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회장은 "핵 물질 취득을 노리는 테러리스트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준 꼴"이라고 우려했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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