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서해 일대 해군의 전투력을 보강하고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지난 1월 17일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성명을 발표한 뒤 준전시상태 명령 등은 하달하지 않았지만 전시에 상응하는 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해 경비정과 해안포부대에 실탄과 포탄을 보강하고 합동사격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이 정보당국에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포 서해함대사령부 예하부대 소속 경비정을 비롯한 해안포부대에 실탄과 포탄을 평시보다 2배 이상 비축할 것을 지시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서해 해군기지와 해안포 부대에서는 차량의 움직임이 평시보다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해 남포 인근 초도에서는 합동사격훈련을 강화하고 고속상륙정을 이용한 상륙훈련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해함대사령부 예하 8전대가 있는 초도는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서북쪽으로 80여㎞ 떨어진 섬으로, 북한 해군은 이 일대에서 함정 기동훈련과 실탄사격 훈련을 자주 하고 있다. 서해 일대 광범위한 해상에는 다음달 말까지 선박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 같은 움직임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또는 최근 움직임이 포착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와 관련이 있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통상적인 훈련 차원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그렇더라도 평상시를 뛰어넘는 대규모 해상 훈련이 벌어질 경우 서해 일대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어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해상을 통한 북한군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서해 NLL 일대를 감시하는 경비정을 추가 배치하지 않고 있으며 NLL 북쪽 해역에서 북한 어선들이 지속적으로 포착되는 등 평상시와 다름 없는 모습이다. 철수를 시작한 중국 어선들 역시 1일 현재까지도 아직 90여척이 남아 NLL 일대에서 조업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 해군의 훈련 강화 역시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 관계에 따른 자연스러운 대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한미연합사령부가 대북 정보감시태세 '워치콘'(WATCHCON)을 상향 조정하고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것처럼 북한군도 대비를 강화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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