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를 겨냥하는 개인(일반기업 포함)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펀드 아닌 직접투자 형태다. 국내 증시에 비해 종목수, 거래량, 거래대금 등이 월등히 많은 해외 증시에서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라는 게 그 이유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과 일반법인(전문운용사 제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5월 말 현재 30억 달러를 돌파(31억5,100만달러)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3조7,000억원 규모다.
해외주식투자가 늘어나는 까닭은 무엇보다 절차와 방법 자체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관심만 있다면 국내투자보다 크게 어렵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전화와 온라인매매시스템(HTS) 두 가지다. 먼저 가까운 증권사 지점에서 해외주식매매 전용 종합계좌를 개설한다. 해당 국내 증권사의 담당부서에 전화해 종목, 거래량, 매수대금 등을 정하면 해외 증권사와 제휴한 국내 증권사가 투자를 대행한다. 일반적으로 매수 후 5일 내에 최종 입고처리가 된다.
HTS를 이용하는 경우도 비슷하다. 해외증권 거래를 위한 계좌를 튼 후, HTS에서 각국의 주가추이, 개별종목 검색 등을 살펴볼 수 있고 해당 국가의 개장시간에 맞춰 직접 매수하면 된다.
단, 해외 증시에 직접 뛰어들 경우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국내는 주식매도 후 이틀 뒤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해외의 경우 보통 3~4일, 길게는 일주일이 걸린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세금.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은 기본적으로 세금이 없지만, 해외주식매매는 250만원 이상(그 이하는 면제) 수익이 날 경우 양도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환율도 감안해야 한다. 김우석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영업팀장은 "매수요청 후 체결이 되면 현지시장 결제일에 맞춰 자동으로 환전되고, 매도할 때 계좌에 외화로 입금되기 때문에 환전시기는 본인이 정하게 된다"며 "환율이 높을 경우에는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각국의 정치 및 경제상황에 대해 수시로 알아봐야 하고, 수수료도 개별 증권사를 비교해 저렴한 곳을 선택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증시로 눈을 돌린 까닭은 아무래도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김우석 팀장은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는 20여개에 불과하지만 미국만 해도 ETF가 200개가 넘는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관련 투자에 대해 관심이 높아도 정작 국내에서 직접 원유ETF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하지만 미국 증시엔 원유ETF, 금ETF등이 많아 찾는 사람들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싼 점도 작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증시보다 일부 해외 증시가 더 크게 떨어진 것. 조지연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 과장은 "지난해 주가가 많이 빠졌던 해외 기업이나 지수에 대해 투자해 반등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증시는 상한가나 하한가 제한이 없어 개인 투자자들이 '대박'을 노리는 경우도 있고 섣불리 소문만 듣고 매수하기도 하는 경향도 있다"며 "해당국가의 환율과 증시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증권사에서 상담을 받은 후 매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5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경우에는 인덱스펀드가 낫고, 6개월과 1년 사이 매매할 때는 해외ETF를 추천한다"며 "특히 해외주식 중에서도 최근 원유나 농산물 등 원자재 혹은 중국 관련 ETF가 좋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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