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마잉주(馬英九ㆍ58)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ㆍ56) 여사의 내조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공금 횡령와 뇌물수수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가 막후에서 정치에 개입하면서 온갖 비리에 손을 대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뒤에서 남편에 힘을 보태는 저우 여사의 몸가짐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그는 단발의 생머리에 검은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수수한 차림으로 서민에게 다가가면서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민당 정부를 출범시킨 마 총통의 지지율이 경제위기에 대한 대책 강구 지연 등으로 연말에 20%대의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저우 여사 덕에 이를 다시 크게 만회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쿠싸오'(酷酷嫂ㆍ멋진 아주머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저우 여사는 올 봄부터 프로야구의 일반 관중석에 등장해 확성기를 들고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그때까지 저우 여사가 열렬한 야구팬이라는 얘기는 없었지만 남편인 마 총통이 좋아하는 프로야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듣자 직접 '야구 부활의 도우미'로 나선 것.
그는 적십자사 명예총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럼 없고 친근한 행동으로 널리 국민의 사랑을 받아 '저우메이칭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낳고 있다.
유력 TVBS 방송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저우 여사에 대한 개인 호감도는 71%로 마 총통의 55%를 훨씬 앞섰다. 마 총통은 취임 당시 지지율이 49%에 달했지만 6개월 후에는 절반 이하인 23%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 관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저우메이칭 바람'까지 불면서 마 총통의 지지율은 38%까지 회복했다.
그는 남편이 정치에 몸을 담고 있지만 좀처럼 남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11년 전 마 총통이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출마해 박빙의 접전을 펼치자 부득이 남편을 위해 대중에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저우 여사는 머리칼을 남자처럼 짧게 자르고 청바지를 즐겨 입었는데 이후 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명문 정즈(政治) 대학 법률학과를 졸업한 저우 여사는 동기동창인 마 총통의 여동생 소개로 마 총통을 만나 뉴욕대학 유학 중인 1977년 결혼했다.
뉴욕대학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따낸 그는 귀국 후 자오펑(兆豊) 은행의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다가 마 총통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6월 휴직하고 퍼스트 레이디로서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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