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캔버스에 유화, 42x33㎝, 개인 소장
흰 모자를 쓴 자화상
아무런 장식 없는 녹색 배경에, 헐렁한 모자를 쓴 69세 노화가의 옆모습이 왠지 쓸쓸하다. 이 자화상을 그릴 당시 르누아르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해외 미술관들이 잇따라 그림을 사들이는 등 이미 부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자화상 속의 그는 그저 초라한 노인일 뿐, 옆으로 돌아앉은 모습에서는 내성적이고 겸손한 내면이 읽힌다.
르누아르는 이때 류머티즘으로 팔과 다리가 마비된 상태였다. 휠체어에 앉아 뒤틀어진 손 사이에 붓을 끼우고 그림을 그렸다. 시인 아폴리네르는 그를 만난 후 이렇게 썼다. "르누아르는 계속 위대해지고 있다. 최근작들이 가장 아름답다. 또한 가장 젊기도 하다."
5.28~9.13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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