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이 직장인들의 체감 정년을 5년 가까이 단축시켰다.
2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18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현 직장에서 샐러리맨들이 생각하는 예상 정년은 평균 43.9세였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48.4세)보다 4.5세 줄어든 것.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기업마다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직장인들이 느끼는 정년이 크게 앞당겨졌다는 얘기다. 샐러리맨들로선 그만큼 '정년공포'도 커진 셈이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 다니면서도 새로운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셀레던트(샐러리맨과 학생의 합성어)가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했고,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투잡스'족도 15%를 넘어섰다.
고용불안은 직장생활 풍속도도 크게 바꿔놓고 있다. 직장인들의 대다수(80.1%)는 회사에서 살아 남기 위해 '비굴하거나 민망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민망한 행동으로는 ▦내 생각과 달라도 상사 의견에 무조건 '예스'라고 맞장구치는 것 ▦상사에게 아부성 발언을 하는 것 ▦상사를 험담하다가도 막상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하는 것 등이었다.
직장 생활에 불안을 느끼면서 가정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응답자의 61.5%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씀씀이를 줄였다고 답했다. 지출을 줄인 분야로는 외식비가 34.8%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흥비(19.3%), 생활용품 구입(14.2%), 문화생활비(10.8%), 식비(7.2%) 순으로 나타났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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