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실물, 경제지표의 추락 속도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4월 산업활동동향이 그렇다. 설비투자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생산과 소비 감소의 완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상승 추세가 더 강화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번 주 주목할 만한 해외 경제지표로는 미국의 구매자관리협회(ISM)에서 발표하는 5월 제조업지수 및 비제조업지수(기준치=50)가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 활동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조업와 비제조업지수 모두 4월치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
유로 지역에선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다. 유로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2008년 2,3분기에 각각 -1.0%의 감소세를 기록한 이후 4분기에는 -6.3%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번에 발표되는 유로 지역의 성장률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결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1%의 사실상 마이너스 실세 금리인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은 많지가 않다고 보인다. 대체적인 시각은 동결 쪽에 쏠려있지만 전날 발표되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급락한다면 0%대의 금리 수준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신흥공업국을 대표하는 중국에선 5월 구매자관리지수가 주 초반에 발표된다.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는 4월에 53.5로 기준치(50)를 상회하고 있다. 마치 중국은 세계경제 위기로부터 반발자국 정도 벗어나 있는 느낌이다. 그러한 상대적 경기 호조가 더 이어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지표로는 주 초반 발표되는 5월 수출동향을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수출 향방이 모든 것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국가의 수출 통계는 관세청에서 쉽게 집계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실적은 실물 지표의 속보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은 다른 국가보다도 더 빠르게 발표되고 있어, 우리의 수출 실적을 통해 한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의 흐름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작년 11월 이후 올해 4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침체가 과연 5월에도 지속됐는지 지켜봐야 한다.
올해 1분기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경제 지표들이 경기 회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칠흑 같은 어둠에서 느끼는 두려움보다는 이제 조금만 있으면 동이 틀 것이라는 기대와 안도감이 높아져 가는 느낌이라는 점도 부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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