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연인들의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한 서울 청계광장 청혼의 벽에 비친 이색적인 영상 하나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 아들 이정훈입니다'로 시작하는 이 영상에는 36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전길자(62)씨의 사연이 소개되고 있었다.
1973년 외출하는 아버지를 따라가겠다며 떼를 쓰다 집 앞에서 사라진 정훈이. 아이를 찾겠다는 희망으로 어머니 길자씨는 행상까지 나서며 전국을 뒤졌지만 이정훈은 아직까지 최고령 실종 아동으로 남아있다.
어머니가 모든 것을 제쳐두고 36년째 정훈이 찾기에만 몰두해 있는 동안 가정은 엉망이 됐고 아들을 찾아 헤매다 병까지 얻은 전씨는 현재 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3일 밤 11시 15분 SBS '뉴스추적'은 36년 전 실종된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어 잊을 수도, 찾는 것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는 전길자씨의 애타는 모정을 소개한다.
만약 정훈이가 살아있다면 누군가 데려다 키웠을 가능성, 해외로 입양됐을 가능성, 미신고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취재진은 몇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의 도움으로 5주 동안 정훈이의 흔적을 추적해 보았다.
취재진은 실종아동 가족들을 만나 실종아동 찾기의 실태와 어려움, 문제점도 보여준다. 2005년부터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하게 됐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인데다 허점도 많다.
때문에 실종아동 가족들은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린이의 경우 1, 2년만 지나도 얼굴이 많이 변하기 때문에 잃어버린 당시의 사진으로는 실종 아동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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