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전 말을 타고 군대를 이끌던 신라 장수의 모습이 처음으로 완벽하게 세상에 드러났다. 5세기 전반 신라 장군이 입었던 철제 갑옷과, 말에 착용하는 보호 장구인 마구류(馬具類)까지 완벽한 세트를 이룬 유물이 경주에서 출토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일 "경주시 황오동 361 일대 4~6세기 신라 지배층의 집단묘역인 쪽샘지구의 한 고분에서 신라 중장기병(重裝騎兵)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히고 현장을 공개했다. 삼국시대의 갑옷류와 마구류가 부분적으로 출토된 적은 있지만, 한꺼번에 나온 것은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에서도 처음이다.
유물이 나온 목곽묘인 '쪽샘지구 C10호묘'의 시신을 매장하는 주곽(主槨) 바닥에는 말이 착용한 갑옷인 마갑(馬甲)이 깔려있고 그 위에 장군이 입었던 비늘식 갑옷인 찰갑(札甲)이 펼쳐진 상태로 놓여 있었다. 부장품을 넣는 부곽(副槨)에서는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와 재갈, 안장틀 등이 다량 출토됐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신라가 고구려로부터 일찌감치 중장기병 제도를 받아들여 국방력을 키웠으며, 그것을 통해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했음이 확인됐다"고 발굴의 의미를 설명했다.
경주=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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