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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룩셈부르크 시신 90년 만에 발견" 엉뚱한 묘 조성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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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룩셈부르크 시신 90년 만에 발견" 엉뚱한 묘 조성해 논란

입력
2009.06.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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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베를린 외곽 프리드리히스펠데 공동묘지 내 로자 룩셈부르크의 무덤은 사후 90년 간 수 많은 좌파 인사들의 성지였다. 하지만 후대인들은 지금껏 엉뚱한 사람의 무덤 앞에서 그녀를 추모했을 수도 있다. 베를린의 한 병원 지하실에서 그녀의 진짜 시신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30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 법의학 연구소 미하엘 초코스 소장을 인용해 "2년 전 병원 내 의학사 박물관 지하실에서 머리와 손, 발이 없는 시신을 발견했으며 X선 단층촬영을 통해 이 시신이 룩셈부르크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병원측은 시신에 머리가 없는 것은 당시 두개골 수집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며 손과 발이 없는 것은 손, 발에 무거운 돌을 달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그 증거로 이 시신이 사망 당시 40~50세의 골관절염을 앓는 여성으로, 한동안 물에 잠겨 있었던 데다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른 점을 내세웠다. 룩셈부르크는 엉덩이의 선천성 관절염으로 평생을 절룩거리며 걸었다.

폴란드 출신으로 '붉은 로자'로 불렸던 룩셈부르트는 독일 사회민주당(SPD)와 독립사회민주당(USPD)의 이론적 기초를 세운, 마르크스 이후 최고의 좌파 이론가다. 이후 사민당의 제1차 세계대전 지지에 반발, 1914년 칼 리프크네히트와 함께 독일공산당(KPD)의 전신인 스파르타쿠스단을 창설했다. 하지만 47세였던 1919년 우파 민병조직에 체포돼 심한 고문을 받은 뒤 베를린 티어가르텐공원에서 총살당했고 이후 시신은 란트베어 운하에 던져졌다.

얼음 아래로 가라 앉았던 시신은 얼음이 녹은 후 수습됐으며 이후 묘지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초코스 소장은 "당시 수습한 시신은 다른 사람인 것 같다"며 "당시 검시 기록은 골관절염이나 다리 길이 차이, 왼쪽 눈과 귀 사이의 총상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룩셈부르크의 친척을 찾고 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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