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아시아나 미국을 표적으로 한 파괴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을 위협하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입증할 수 있는 비핵화이고 따라서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호전적인 정책을 폐기하려는 전제 정권들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도 희망을 갖고 있지만 순진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게이츠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나온 미국의 가장 엄중한 경고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오바마 정부가 강경 대응으로 돌아서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조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게이츠 장관이 한일 국방장관에게 6자회담 등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되 실패할 경우 다른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해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강화할 뜻도 내비쳤다. 월러스 그렉슨 국방부 아태차관보는 더 나아가 일본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론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미 정부 합동대표단은 31일 일본 도쿄 방문을 시작으로 6자회담 당사국 순방에 나서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차관이 대표단에 합류한 점으로 미뤄 미 정부가 검토 중인 대북 금융제재와 관련해 각국 정부와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과 게이츠 국방부 장관은 2012년 4월17일까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하면서 추가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시하면서'라는 문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 장관은 한국의 일각에서 일고 있는 전작권 전환 연기 주장을 게이츠 장관에게 설명하면서 "대 한반도 방위공약과 유사시 증원전력 제공, 주한미군의 현수준 유지, 핵우산을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확장억제력 제공 등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게이츠 장관은 한반도 안보를 위한 기존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확약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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