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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 호흡 강조한 세계 경제 석학들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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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긴 호흡 강조한 세계 경제 석학들의 조언

입력
2009.05.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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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빠른 회복을 기대하는 심리가 확산되는 시점에 세계적 석학과 이코노미스트들이 섣부른 조급증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가 국내외의 고무적인 경제지표를 신중하게 해석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실제로 요즘 우리 경제는 성장률부터 고용에 이르기까지 인위적 부양이 만든 거품으로 뒷받침되는 측면이 많다. 착시현상에 빠져 금융과 기업 등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다가는 위기에 휩쓸린 '낙제생'이 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그제 서울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나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에는 동의하지만 이제 막 중환자실에서 나왔을 뿐 회복하려면 상당한 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가계 부문의 과도한 차입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10년 전 상황처럼 (근본적 개선없이) 너무 빨리 회복되면 위기를 잊게 돼 10년 뒤인 2018년께 엄청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의 자유낙하는 멈췄지만 거품이 거의 해소되지 않아 소비와 투자 회복 등 정상적 궤도로 진입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가 "소비회복 속도가 더뎌 하강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자만할 때 아니다"고 거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찰스 프린스 전 씨티그룹 회장은 "수학적 예측력을 맹목적으로 믿었던 월가는 이제 사라졌다"면서 "제 2의 위기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강력하고 효율적인 규제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산버블을 막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 아는 내용의 지적과 조언이지만 다시금 새겨들어 나쁠 게 없다. 특히 위기 이후 승자의 반열에 오르려면 정부는 더욱 깊게 숨을 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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