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역사상 처음으로 천민 출신 여성 국회의장이 탄생할 전망이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집권 국민회의당은 전날 '달릿'(불가촉 천민) 출신 여성 정치인인 메이라 쿠마르(64)를 15대 연방하원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현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가 1998년 천민 출신 정치인인 G.M.C 발라요기를 국회의장으로 지명한 바 있다. 그러나 천민 출신 여성이 국회의장에 선출되는 것은 인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아비셰크 싱그비 국민회의당 대변인은 "국민회의당은 '달릿' 출신 여성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명해 또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며 "국민회의당은 그 동안 첫 여성 총리(인디라 간디), 최연소 총리(라지브 간디), 첫 여성 대통령(프라티바 파틸)을 배출한 바 있다"고 말했다.
쿠마르는 인도의 신분제도인 카스트 시스템에서 최하위에 속하는 '달릿' 출신이지만 막강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성장해왔다.
아버지인 자그지반 람(1986년 사망)은 반체제 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으로 노동, 통신, 철도 장관은 물론 1970년대 말에는 부총리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 뿐만 아니라 남편인 만줄 쿠마르는 대법관 자리에까지 오른 유명 법조인이다.
73년 외교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쿠마르는 85년 직업 정치인으로 변신해 모두 3차례 총선에서 당선된 바 있으며, 이번 총선 직후 만모한 싱 총리의 2기 내각 각료로 임명되기도 했다.
또 쿠마르가 의장으로 선출되면 인도는 집권연정 의장과 대통령, 하원 의장 등 요직을 여성이 차지하는 등 '여성 정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민회의당의 이 같은 결정에는 소니아 간디 총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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