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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성형외과, 이젠 세계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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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성형외과, 이젠 세계가 무대

입력
2009.05.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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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좋은 계절인 봄이 오면 대한성형외과학회는 매년 지방을 돌며 학술대회를 열고 성형외과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유도하는 오랜 전통이 있다. 올해는 충북 청주에서 알찬 학술대회를 가졌다.

예년에는 1,000여명이 넘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참여했는데 올해는 700명을 간신히 넘겼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게 학술행사에도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두 명의 저명한 미국 성형외과 의사가 미국 사정을 들려주면서 경제 사정이 많이 나빠져 미용성형수술이 40%나 줄었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성형외과 비전문의가 미용성형수술을 했는데 미용성형외과 수술이 줄면서 비전문의 수술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한다.

며칠 전 스승의 날에 만났던 제자는 "언제 우리 경제가 좋아질까요?"하며 경제문외한인 내게 물어 싸늘한 성형외과 개원가 분위기를 피부로 느꼈다. 잘 나가던 제자도 지난 겨울 수술이 20~30% 줄었다고 한다.

중국에서 개원한 제자는 3년 전 시작할 때 서울 압구정동 수술비의 약 70%로 시작해 이제는 압구정동보다 적지 않다고 한다. 머리를 서로 들이대고 으르렁거리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 같다.

물론 긴 세월 동안 참고 견뎌 이뤄낸 결과로 해외에서 살아남은 자랑스런 제자 얘기다. 지금도 중국에서 환자가 강남으로 와 성형수술을 받고 간다고 하니 글로벌 헬스케어는 성형외과에서 시작하는 듯하다.

성형외과의 세계화는 학술활동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 10년간 성형외과 국제 학술지에 한국 성형외과의사의 논문이 일본에 못지않게 많이 실리고 해외 학회 참여도 매우 활발하다. 국내에서 성형외과 관련 국제 학술행사가 매년 하나 둘씩 열리고 있다.

90년대 일본 관광객이 부산에서 성형수술을 했던 것이 이제는 개원가에서 중국 의사를 불러들여 워크숍을 할 정도가 됐다. 올 가을 대한성형외과학회 학술대회에는 중국 등 아시아권 성형외과의사를 대상으로 이틀 간 라이브수술을 포함한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6월을 성형봉사의 달로 정하고 국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학회 차원의 무료성형수술을 시행하고 있고, 해외 봉사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베트남을 매년 방문해 2,000건 이상의 수술을 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의 후원으로 20여명의 의사와 간호사 등이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하루에 수십 명을 수술하는 대규모 행사다. 캄보디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등에서 성형외과의사의 봉사활동은 셀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봉사활동으로도 성형외과의 세계화가 꽃피고 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성형수술의 우수성에 힘입어 성형외과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글로벌 헬스케어에 앞장서고 있다.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허용하더라도 기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은 의료법인으로 남아 기존의 의료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만약 성형외과의원이 영리법인으로 허용되면 날개를 달아 글로벌 헬스케어 앞날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성형외과의사의 작은 고민이 조만간 풀리기를 기대한다.

김석화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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