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꿈의 무대'에서의 아쉬움을 접고 축구대표팀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선봉에 나선다. 비록 박지성이 '꿈의 무대' 데뷔전에서 우승과 득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박지성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66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로써 박지성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엔트리 제외의 아픔을 털고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고의 무대를 뛴 선수가 됐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박지성은 오는 31일 '허정무호'에 합류해 다시 한번 엔진을 가동한다.
■ 아시아축구의 새 역사 창조
'꿈의 무대'는 그 동안 아시아 선수에겐 미개척지였다. 알리 다에이(이란)가 바이에른 뮌헨(독일)소속으로 98~9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벤치만 달궜다. 차범근 수원 감독 역시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UEFA컵에서 두 차례(1979~80, 1987~88) 정상에 올랐을 뿐이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꿈의 무대' 출전이라는 신기원을 열며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우는 등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박지성은 초반 활발한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전반 2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오자 잽싸게 쇄도해 미끄러지면서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슛은 함께 몸을 날린 수비수 제라드 피케의 발에 맞는 바람에 높이 뜨고 말았다.
또 후반 10분 웨인 루니가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가 호날두를 지나치자 박지성은 힘껏 점프했지만 공이 머리에 닿지 않아 땅을 쳐야 했다. 맨체스터 지역신문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는 박지성에게 평점 6을 주며 "지치지 않고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미드필더진에 맞섰다"고 평가했다. 맨체스터>
■ 주전급으로 우뚝, 새로운 전기 마련
박지성은 올시즌 무릎 부상의 후유증이 염려됐지만 이를 극복하고 주전급으로 도약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 아래 박지성은 리그 38경기 중 25경기에 출전해 2골2도움을 기록했다. 철저한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동된 맨유에서 박지성보다 리그 경기에 많이 출전한 선수는 9명에 불과했다.
'새로운 전형의 미드필더'라는 호평을 포함해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활약을 펼친 것을 인정 받은 박지성은 맨유와 구두상으로 4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지난해 9월21일 첼시전에서 리그 첫 골을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긴 박지성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박지성은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비난에 시달렸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고 복귀한 뒤에는 '체력고갈'까지 더해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2주간 휴식으로 원기를 회복한 '산소탱크' 박지성은 미들즈브러(5월2일)와 아스널(6일)전에서 연속골을 넣는 등 시즌 막판 맹활약으로 팀의 리그 3연패와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기여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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