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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후폭풍/ "핵은 핵으로 저지" 한국도 무장론 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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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후폭풍/ "핵은 핵으로 저지" 한국도 무장론 속속

입력
2009.05.2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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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이후 '대한민국 핵무장론'이 일부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선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동북아 연쇄 핵무장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고도의 국제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핵활동 주권 확보 차원에서 핵무장에 대해 선제적으로 운을 떼둘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우리의 핵무장 필요성은 북한 2차 핵실험 이후 기다렸다는 듯 터져 나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27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려는 징후는 이미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우리도 자위용 핵을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25일 국회 국방위에서 "핵은 핵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핵은 오로지 핵으로만 저지할 수 있다"며 "북한 핵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서 정면으로 대한민국의 핵무장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북한이 무시하는 상황에서 굳이 우리만 선언을 지켜야 하느냐는 반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한국의 핵무장 선언이 중국을 자극,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할 것이라는 설명도 뒤따른다. 실행에 옮기는 것과는 별도로 선언만의 효과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 핵무장론은 6자회담 틀을 통한 북핵 폐기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이 핵무장을 선언하면 일본 대만 등이 질세라 핵무장에 나설 것이고 결국 동북아 핵군비 경쟁으로 걷잡을 수 없는 안보 위기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정적 대응일 뿐 실익은 없다는 얘기다.

한국의 핵무장은 미국의 반대 때문에 99.9%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일본 대만에도 허용해야 하는데 이를 좌시하겠느냐"며 "우리도 한미동맹 훼손과 국제사회 고립을 초래할 핵무장 선언을 쉽게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북한 핵실험 이후 예상보다 강하게 대북 제재에 나서면서 '핵우산' 제공약속을 거듭 천명하는 것도 한국 일본 등에서 함부로 핵무장론이 나오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미래 평화적 핵활동을 위해선 재처리시설 건설 등 '핵주기'를 완성해야 하는데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다만 핵무장 주장이 아니라 일본 정도의 핵활동 주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안에 접근해야 한다"(홍 연구위원)는 것이다. 한미 원자력협정이 2014년 종료돼 2012년까지는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재처리시설 건설 권한을 확보해야 경제적ㆍ환경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평화적 핵활동을 보장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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