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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배우자와 주식 선택의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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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배우자와 주식 선택의 이중잣대

입력
2009.05.2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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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인륜지대사인만큼 사람들은 배우자 선택에서, 신중할 뿐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30대 미혼자가 가장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은 신랑감이 의사 변호사 공무원 교사 순, 신부감은 공무원 교사 회사원의 순이었다. 그다지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과거부터 항상 선호되던 직업군이니까.

이중 남녀 공통으로 거론되는 공무원과 교사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지속성이다. 공무원과 교사가 엄청난 연봉을 벌어들이거나 높은 연봉 성장률을 보이는 직종은 아니다. 하지만 자리가 보장되는 만큼 오랜 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입을 올린다는 점이 당장은 아무것도 없지만 성공하면 대박이 나는 벤처사업가나 실적에 따라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영업직보다 선호되는 이유다.

미혼여성이 선호하는 의사와 변호사는 어떠한가. 이 역시 변동성은 있지만 높은 연봉 수준에서 지속성이 더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라이센스(면허)라는 진입장벽에 의해 가능한 부분이다. 의사면허증과 변호사면허증은 한번만 따두면 혼란한 세상 속에서 우리의 가정 수입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막이다.

그러나 주식을 선택할 때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투자자들은 지속성 꾸준함 안정성 같은 단어보다 성장, 변화, 역동성 같은 단어들을 더 좋아한다. 한 마디로 의사 변호사 공무원 교사보다는 벤처사업가 보험영업자 해외사업가를 더 선호하는 모양새다.

그러다 보니 높은 가치평가의 기준이 지속성보다는 성장성에 더 치우치고 있다.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불확실한 것이 확실한 것보다 더 우대 받는 별나라 세상이 주식시장에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 맞선을 보러 나가서는 "전 이런 미래 지향적인 아이템으로 벤처사업을 할 건데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속으로 '그런 게 설마 되겠어, 너무 위험부담이 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회사가 같은 얘길 할 때는 너무나 쉽게 믿어주고 같은 배를 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심지어는 거짓말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식을 사는 투자자도 있다. 이유는 거짓말이 드러나기 전에 이 주식과 이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생 결혼생활을 염두에 두고 배우자를 고르는 사람이 이혼을 염두에 두고 결혼하려는 사람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기 때문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증시에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워렌 버핏이다.

투자자금은 결혼만큼이나 소중하다. 누구나 자신이 모은 투자자금에는 스토리가 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 소중한 사람이 준 돈, 당장 생활 수준과 직결되는 돈이다. 배우자 선택을 할 때보다 고민의 정도가 낮거나 위험부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클 까닭이 없다. 배우자를 선택하듯 주식을 고른다면 마음도 편하면서 장기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익률을 줄 상대를 꼭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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