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금호생명의 '맏언니' 이언주(32)가 코트를 떠난다.
이언주는 최근 구단 관계자를 만나 은퇴의사를 전달했다. 안진태 단장과 이상윤 감독은 이언주의 부산 집을 찾아가 "1년만 더 함께 해보자"고 만류했지만 이언주의 결심을 꺾을 순 없었다.
여자프로농구(WKBL) 원년(98년) 멤버인 이언주는 2008~09시즌까지 정규시즌에만 312경기에 출전, 평균 11.9점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이언주는 '컴퓨터 슈터'라는 별명답게 3점슛을 562개(통산 4위)나 넣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공을 잡은 이언주의 농구인생은 23년.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땀과 눈물을 쏟았던 코트이기에 떠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물론 어려웠지요. 하지만 잘하고 있을 때 그만두는 게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이언주는 프로 데뷔 후 두 차례(2005, 2008년)나 오른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는 "무릎 수술을 받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었지만, 다시 코트로 돌아갈 수 있었기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23년 만에 유니폼을 벗은 이언주는 당분간 '무기한 휴가'를 즐긴 뒤 4년제 대학에 편입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스포츠 관련 공부를 해서 훗날 지도자로 복귀한다는 게 이언주의 당찬 포부다. 이언주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극동정보대 2년 과정을 마쳤다.
'만년꼴찌'였던 팀을 두 시즌 연속 3위로 이끌었던 '맏언니'는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솔직히 우승하고 은퇴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후배들이 있기에 여기서 접기로 했습니다. 금호생명은 앞으로 더 잘할 거니까요."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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